지속가능성과 도시재생 - 3
도시재생의 성공과 실패에 관하여
6기 김송이, 7기 강민정, 7기 이지현
<1> 젠트리피케이션과 그 해결책으로서의
도시재생
<2> 도시재생에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
<3> 도시재생의 성공과 실패에 관하여
앞선 도시재생 글에선 ‘젠트리피케이션과 그 해결책으로서의 도시재생’, ‘도시재생에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다뤘다. 도시재생 세 번째 글은 도시재생의 사례를 살펴보려 한다. 특히
이번 글은 성공사례와 함께 실패 사례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부분의 도시재생 사례
조사는 성공 사례만을 담고 있고, 이를 보는 사람들은 도시재생의 좋은 점만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 실패한 도시재생도 있다. 다만 우리가 아직 모를
뿐이다.
그렇다면 도시재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김송이 학회원의 글, ‘도시재생에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에서 보았듯, 한국은 도시재생의 성패를 모니터링할 제도가 없으며, 성공한
도시재생과 실패한 도시재생을 명확히 판단할 기준이 없다. 이번 글에서 소개할 사례를 통해 어떤 도시재생이
성공 또는 실패한 프로젝트인지, 도시재생 모니터링의 판단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지 등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성공 사례 1 : 일본 도쿄 타마지역 단지 (東京
多摩地域)[1]
타마지역 단지는 1970년대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기에 형성된 대표적인 단지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단지의 낙후로 인해 거주민 감소, 노인 비율의 증가, 커뮤니티
단절 등의 문제를 겪게 되었다. 타마지역은 이를 지역 대학과의 연계를 통한 프로젝트형 사업으로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이루어 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호세이대학(法政大学)은 타마지역 주변에 있는 대학으로 타마지역 내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고찰하고 해결하기 위해
2013년에 타마지역 교류센터(多摩地域交流センター)를 설립하였다. 현재 대학과 학생들의 주최로 타마 지역 내 주민들과 교류를 하며 각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학부에서 ‘타마 지역 형성론’ 수업[3]을 개설하고, 지역 주민들이 청강할 수 있게 하거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캠퍼스 투어를 개최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년에 한 번씩은 ‘지역교류DAY’이라는
행사를 개최해, 한 해 동안 학생들이 기획한 프로젝트의 활동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타마지역 교류센터에서
매년 열리는 ‘지역교류DAY’에 활동을 보고하는 학생 주최 프로젝트의 수가 점점 증가했다. ‘지역교류DAY’가 처음으로 열린
2014년에는 10팀으로 시작했는데, 2017년에는 15팀이 활동 보고를 했다. 늘어나는 활동 보고는 타마지역에 늘어난
관심을 의미한다.
둘째, 2016년부터는 학생들의 활동 보고뿐만 아니라 타마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민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NPO 단체들과 토론도 기획하였다. 이처럼, 타마지역교류센터를 통해 참여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외부 단체들도 타마지역 단지의 커뮤니티 회복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는 타마지역이 외부와의 교류를 통해 더 많은 협력과 교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셋째, 타마지역 주민과 지역 대학이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일부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이 아닌 정부가 주도한다는 문제가 있다.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도시재생은 지속 가능하기 어려우며 사업 진행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타마지역의 사례는 지역과 대학이 교류해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보다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 간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지속가능한 관계를 맺게 된 타마지역은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이며, 좋은 모델이 되리라 생각한다.
성공사례 2 : 콜롬비아 메데진
콜롬비아 메데진은 한때 마약 카르텔의
본거지였으며, 메데진 북동쪽 고지대에 위치한 산토도밍고라는 빈민촌에서는 각종 범죄가 일어났다. 이 산토도밍고 지역을 다시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재생시켜 준 것은 바로 ‘케이블카’이다. 공중 케이블카를 통해 도심과 마을을 연결함으로써 시민들의 편리한
이동을 돕고 이는 관광객 유치에도 효과적이다. 이동이 활성화되면서 경찰서가 들어왔고, 도서관 공원도 생겼으며, 주택 또한 확충되면서 지역 공동체가 강화되었다. 이러한 도시재생으로 메데진은 지난 2016년, 도시 행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하였다.
‘‘총격전. 마약소굴’ 메데진의 변신…케이블카가
불러온 평화’, 배민욱, 2019.07.13,
https://newsis.com/view/?id=NISX20190713_0000709807&cID=10201&pID=10200
실패사례 1 : 이화동 벽화마을
서울 종로구 이화마을은 2006년 문화관광부 주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으로 조성되었다. 1박
2일에 나와 유명해진 ‘날개 벽화’ 등 다양한 벽화들을 마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쉿! 조용히 해주세요!’,
‘사람답게 살고 싶다. 재생사업 반대’ 등의
글귀와 현수막을 찾아볼 수 있다. 관광객들 때문에 소음과 쓰레기가 발생하고, 집 외벽에 낙서가 생기는 등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이화성곽마을
재생사업을 제안했으나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을이 관광지로 변하면서 여러
가게가 생겨 생기가 돌기도 하지만, 조용한 것을 원하는 주민들도 있고,
마을재생사업을 추진하였을 경우의 주택 용도 규제에 거부감을 느끼는 주민들도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벽화를 지워 주거 환경을 보전해 주거나, 관광지로 만들 것이면 주민들에게 보상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서울시는
재생사업을 하면서 이화 마을 주민들의 주택 용도를 규제한다고 하며 갈등은 깊어졌다. 벽화를 지우는 사태도
일어났다.
결국 이러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민과 원활한 소통이 필수적이며, 타 지역 사람들보다 주민을 우선 고려하여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실패사례 2 : 일본 요코하마
일본 요코하마는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곳 중 하나다. 그러나 과연 성공적이기만 하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요코하마는 인구의 25%가 인근 도쿄로 출퇴근하는 등 주변부 도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나토미라이21 (미래항구21)’이라는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지역의 자립성을 높이고 인근 도쿄의 수도 기능 또한 일부 가져오겠다는 야심 찬 목표가 있었으나, 수요예측에 실패해 막대한 빚을 떠안았다. 이는 지자체의 계획에 민간
기업이 호응하지 않아 독립적으로 경제적 기반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패사례-3: 종로구 창신동
서울 종로구 창신동은 서울시가 1호로 선정했던 도시재생사업 지구다. 2014년 창신동 일대는 창신/숭인 선도지역으로 선정되어 원형은 ‘보존’하고 낙후된 주거 환경은 ‘개선’한다는
목표하에 도시재생이 진행되었다. 6년이 지난 지금 창신동 도시재생에 대한 의견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출처: 한국일보, ‘박원순표 도시재생' 갈등
고조…서울시장 바뀐 후 창신동의 두 표정
도시재생을 실패라고 평가하는 측에선
주민 편의를 위한 시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봉제역사관, 채석장
전망대, 산마루 놀이터 등 주민 일상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건축물을 큰 예산을 들여 지었고, 실제 이용률은 저조하다고 말한다. 또한 지역 내 고령화가 심각해
젊은 층이 거주를 꺼리기 때문에 노후화가 더욱 심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대로 도시재생 사업의 성과는 단기간에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패라고 보지 않는 입장도 있다. 도시재생의 목적이 마을을 보존하고 개선하는
것이라면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또한 점차 젊은 주민들이
거주하거나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재생사업의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평을 들을 수 있다.
맺음말
긴 시간 동안 진행되는 도시재생
사업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기 마련이다. 계획과는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주민의 삶에 어떤 영향력이 미칠지 미리 재단할 수 없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선다면 지금 당장은 실패로 보이는 도시재생 또한 의미 있는 성과를 낳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반대로 성공작이라 보이는 도시재생
사업도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만 보이는 문제를 겪고 있을 수 있다. 낙후된 지역이 물리적으로 개선되었더라도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실업이나 치안, 교육 불평등 등 다양한 사회적 결핍을 겪고 있다면 해당 도시재생의
결과는 미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어떤 논의를 거쳐 문제의 본질을 해결했는지를 파악하며 다양한 도시재생 사례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수 있는 도시재생을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로 도시재생의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이나 비교적 먼저 대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일시적인
성과보다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에 주목한다면 해당 도시재생 또한 다른 사업의 표본이 될 수 있겠다.
참고자료
해외 도시재생 사례집 Part 1 지역 대학과 지역 연계를 통한 커뮤니티 재생,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 2020.12
http://hucc.hosei.ac.jp/news/5571.html
http://hucc.hosei.ac.jp/
‘마을공동체가 건강해야 마을이 산다 4 – 도시재생의 성공과 실패 사례로 본 교훈’
한산신문, 성병원 기자, 2016.11.07
http://www.hansa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1669
한국일보, ‘박원순표 도시재생' 갈등 고조…서울시장
바뀐 후 창신동의 두 표정
[1] 해외 도시재생 사례집 Part 1 지역 대학과 지역 연계를 통한 커뮤니티
재생, 서울특별시 도시재생지원센터, 2020.12
[2] http://hucc.hosei.ac.jp/news/5571.html
[3] http://hucc.hosei.ac.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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