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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2020년] 세계시민의식과 SDGs에 대해 묻다: 강동렬 UN SDSN Youth Korea 총괄 인터뷰 - 4기 유재희, 이소정

 "개인의 움직임은 과연 얼마나 중요할까?"

위의 질문에서부터 본 인터뷰는 시작된다. SDP는 현재 지속가능발전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거시적인 시각에서 에너지와 인프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외부 기관으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혹 멀리서 커다란 모습에만 집중한 나머지 개개인이 일상에서 지속가능함을 위해 노력하는 미시적인 움직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계시민의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인지, 우리가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었다.

강동렬님은 세계시민교육가이자 지속가능발전활동가로, UN SDSN Youth Initiative 한국 총괄로 계시며 SDP의 활동에도 언제나 많은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다. SDP는 지난 8월, 재생에너지와 시민의식을 주제로 동렬님을 모시고 공개 세미나를 추진하였으나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인해 잠정 연기한 일이 있다. 우리의 질문과 맞닿아 있는 세미나를 기다리며, 동렬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와 활동은 무엇인지 SDP가 작은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고자 하였다.

4기 유재희, 이소정



Q. 월간 SDP의 독자분들에게 소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강동렬입니다. Mongolia International University Dpt. of International Relations에서 겸임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Understanding Sustainable Development 등 지속가능개발과 국제 협력 관련 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UN SDSN에서는  Network Coodinator를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국제개발협력이나 지속가능발전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을 교육하고, 이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석사는 도시재생을 공부했고, 학부에서는 경찰행정학과 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원래 프로파일러를 희망하였었는데, 군대에 있을 때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시민에게 봉사하는 삶도 좋지만, 더 큰 규모로 전 세계적인 갈등을 조정하고 선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역 후 세계시민교육으로 진로 방향을 바꾸었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라오스에서 교육환경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던 동렬님의 모습

Q. 도시재생을 공부하셨다니 흥미롭습니다. 공부하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전지구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어요. NGO, IGO, 정부산하기관 등 다양한 기관에서 주최하는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어젠다도 다양하게 접하며 교차점을 찾아보니, 제가 교육 쪽에 소질이 있더라고요. 사람들의 재능들을 연결시켜주고 시너지를 도출해줄 수 있는 역할을 잘 하는 것 같았습니다. NGO와 소셜벤처쪽이 맞는 것 같아서 창업도 도전했었어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동원해서,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하다가 도시재생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도시재생에서도 주민참여, 숙의민주주의 분야를 세부 연구주제로 공부하였습니다.


Q. 도시재생과 SDGs간에는 어떠한 연관이 있나요?

도시재생이란 낙후된 도심의 물리적 환경적 경제적 생태적 문화적 재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입니다. 이는 SDGs 의 5P(People, Planet, Prosperity, Peace, and Partnership) 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요. 이미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고, 2050년이 되면 소멸하는 농촌이 더욱 많아진다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절감시키고, 도시 인프라를 구축하고, 도시에서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 지구라는 지구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도시 문제가 근교의 농촌지역에 피해를 주는 불평등이 발생하기도 하니, 도시에서 생겨나는 문제만 해결해도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 수 있어요.


Q. 말씀을 들어 보니, 도시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과연 SDG를 위한 도시화가 가능할까요?

좋은 질문입니다. 소셜 섹터에서는 이런 우스갯소리도 합니다 - "타노스가 옳았다. 인간이 사라져야 행성이 평안하다. 인구가 너무 많다."라고요.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를 인용하자면, 지구라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있는 행성에 엔트로피1) 증가를 전담하는 유일한 생명체가 인간입니다. 그러한 인간이 집약적으로 모인 곳이 도시이고요. 도시화 가운데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한가? 이런 질문을 당연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엔트로피의 증가 추세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안적인 부분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거기에는 다양한 도시공학적이고 건축학적인 해법도 존재하겠죠. 탄소중립3) 도시라던가 직주근접이 가능한 콤팩트시티2), 전환도시 등이요. 서울시 같은 경우는 문명의 생태적 전환이라는 슬로건으로 전환도시를 추진하며 비전화, 새활용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서울 SDGs도 수립하였고, 노후화된 버스를 폐차시키고 새로운 버스를 구매할 때 일정량은 반드시 친환경 차량을 구매해야 한다는 정책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건축법 개정을 바랍니다. 예를 들어, "5층 이상 건물을 지으면 무조건 탄소중립으로 해야 한다" 같은 것이요. 중수도도 무조건 빌트인으로 한다든지, 분리수거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한다든지. 도시환경에서도 조금만 불편을 감수하고 제도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잘 구축하면 충분히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Q. 도시환경 하면 주민 참여가 빠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인데요, 주민참여를 통한 결론이 과연 가장 지속가능하고 좋은 답일까 의문이 듭니다.

SDGs를 수립할 때 반영되었던 4가지 주요 방향성 중 하나가 바로 시민사회의 목소리입니다. 과거 폐쇄적이고 전문가 중심적이었던 MDGs4)와는 다른 모습이예요. 주민참여는 사람들의 실제 목소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꼭 도시재생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주민참여가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국가가 궁극적으로 바뀌고 국제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은 시민들의 여론이라는 것입니다. 국제 회의에서 합의가 이루어져도 각 나라에서 이행하기 위해서는 입법부에서 발의가 되고 채택이 되어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이를 발의하고 채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해당 사안을 지지해야 합니다. 인용을 하나 하자면, 서독의 초대 대통령 테오도르 호이스가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 "정치로는 문화를 바꿀 수 없지만, 문화로는 정치를 바꿀 수 있다". 사람들이 만들어 낸 문화에서부터 시작하여 입법활동으로 이어지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Q. 세계시민교육가로도 활동하고 계십니다. 교육의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SDGs를 위해 왜 세계시민교육이 필요한가요?

'나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문해교육, 산술교육, 직업교육 등 다른 교육들은 수단적인 목적이 강합니다. 예를 들면, 직업을 갖기 위해서, 혹은 다음 단계의 교육을 받기 위해서 같은 것들이요. 하지만 세계시민교육을 받는 건 개인적으로 주어지는 이득이 없습니다. 오히려 손해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하지만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지구촌이 유기적으로 상호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세계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년 전, 우리나라도 중국이 플라스틱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해서, 집에 플라스틱 쌓아 두고 난리가 난 적이 있었어요. 우리나라 안에서만 봐도, 농촌과 어촌에 계신 분들은 재배 작물과 어족자원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서울 사람들은 물가가 변하는 것으로 체감합니다. 일상생활에서 텀블러 안 쓰고 일회용품 쓰면 개발도상국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반사적으로 나에게 전부 돌아온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Q. 동렬님께서는 지난 8월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연기된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하실 예정이셨습니다. 세미나를 기다리고 계신 독자분들을 위해 세미나 맛보기를 해 주신다면?

세미나 때 해 드리려고 했던 이야기들을 지금까지 많이 한 것 같아요. 지구촌에서 함께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UN에서 작성한 The Lazy Person’s Guide to Saving the World이나 wbcsd에서 개발한 Good Life Goals 등을 소개시켜 드리고 싶었습니다. 바텀 업(Bottom-Up)으로 시작해서 탑 다운(Top-Down)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중간에서 만나는 모습이요.


Q. 마지막으로, SDP를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지속가능발전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덕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SDP의 공식 명칭이 Sustainable Development Program for young global leaders 잖아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리더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가에 대입해서 말씀드릴게요. 미국과 중국은 서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경쟁하다가 이 사단이 났습니다. New-normal 시대에 필요한 정신은 글로벌 리더쉽이 아닌 글로벌 시티즌쉽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모두 한 명 한 명이 공존하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 그것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줌터뷰. 소중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석]
1) 엔트로피: 물리학에서 엔트로피 법칙이란 열역학 제2법칙으로서,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유용한 상태에서 무용한 상태로, 질서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변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엔트로피란 한마디로 ‘쓸 수 없게 된 에너지’를 의미한다. (출처: "엔트로피", 환경정의, http://eco.or.kr/wordpress/3560/)
2) 콤팩트시티(Compact City, 압축도시): 도시내부 고밀개발을 통해 도시 문제(경제성, 효율성, 환경보호 등)를 해소 하고자 복합적인 토지이용, 대중교통 활성화, 도시외곽 및 녹지지역의 개발 억제 등을 강조하는 도시정책 개념 (출처: 주 OECD 대한민국 대표부, https://overseas.mofa.go.kr/oecd-ko/brd/m_20809/view.do?seq=1112448&srchFr=&srchTo=&srchWord=&srchTp=&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company_cd=&company_nm=&page=118)
3) 탄소중립: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블로그, http://blog.energy.or.kr/?p=7999)
4) MDGs: 2000년 유엔천년정상회의(UN Millennium Summit)에서 채택된 천년정상선언(Millennium Declaration)의 개발분야 목표 이행을 위해 2001년 9월 개최된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것. 유엔천년개발목표(MDGs: 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출처: 대한민국 정책DB, http://www.korea.kr/archive/expDocView.do;JSESSIONID_KOREA=9Ww5cQjGLKl67kwP3Q10nX3tTvvJQlzdhwJXp61Cf42yTbl294ty!-616587785!18610214?docId=20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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