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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호, 2021년] #59 Player jamieRomie02 - 7기 정주원

 

Player jamieRomie02

7기 정주원

 

초월과 추상을 의미하는메타(meta)’ 세계, 우주를 뜻하는 버스(verse)’ 합친 메타버스. 2021 현재, 우리의 세상을 초월하는 다른 차원의 소우주들이 태동하고 있다. 메타버스란 증강 현실과 인터넷의 비물리적인 세계가 물리적인 현실의 세계와 융합되어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을 의미한다.[1] 메타버스와 관련된 용어로는 컴퓨터상에 만들어진 3차원의 가상 세계를 의미하는 가상현실(VR), 2D 혹은 3D 표현된 가상의 물체를 현실 공간에 투영시키는 증강현실(AR),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정보를 결합한 혼합 현실(MR), 그리고 앞서 나온 용어들을 모두 포함한 확장 현실(XR) 있다[2]. 증강현실의 뿌리는 무려 반세기 전인 1957년에 만들어진 모튼 헤이리그라는 영화감독의센서 라마로부터 찾을 있다. 컴퓨터를 용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시청자의 시각뿐만 아니라 소리, 진동, 냄새와 같은 경험 데이터를 추가했던 시도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증강현실에 대한 초창기의 실험적 시도들이 이어졌고1989년에 비로소 재런 래니어라는 컴퓨터 과학자로 인해 VR 가상 현실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되었다.[3] 


           코로나 판데믹이 초래한 현실 세계에서의 이동 제약과 비대면 상황의 장기화로 인해 메타버스 산업의 발전은 더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020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을 당시 닌텐도의 메타버스 게임인동물의 '에서 선거 캠페인을 진행한 바가 있다. 지난 5월에 네이버와 CU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네이버의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제페토(Zepeto)’에서 가상현실 편의점을 오픈하기로 하였으며 대표들은 아바타를 활용해 가상현실 세계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4]. 이렇듯 오늘날의 메타버스는 단순히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 비즈니스, 정치, 경제, 교육 등과 같이 다양한 사회 분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필자는 메타버스상에서 일어나는 인간 활동과 가상현실의 잠재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 달간 미국의 VR 게임 플랫폼인Roblox에서 jamieRomie02라는 아바타명으로 활동한 바가 있다. 로블록스는 데이비드 바수츠키와 에릭 카셀이 2006년에 출시한 게임 서비스로 사용자들이 직접 게임을 제작하고 공유할 있는 플랫폼이다. 2010년대부터 유행을 하기 시작했고 2020 코로나 판데믹으로 인해 올해(2021) 5 기준 1 6400만 명 이상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할 정도로 발전하였다.[5]



-jamieRomie02 아바타-

 

필자는 2021 4 기준 로블록스의 인기 최상위 게임인 Arcade Empire, Venti Café , Build it, Quantum Science Energy Research, Royale High, Brookhaven, Adopt Me!, Brooklyn Pop, Among Us Crewmates 9가지 게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게임의 인터페이스를 Pervasive Information Architecture place-making, resilience, consistency, reduction, correlation interaction 개념을 중심으로 비교 분석해 보았다. 한 달간의 관찰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VR세계의 3차원 공간이라는 특성(place-making) 사용자 혹은 아바타 간의 상호작용(interaction)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비물리적인 정보공간을 디자인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하는 개념 중에서는 place-making이라는 개념이 있다. Space 경우 물리적, 객관적 개념으로서 정체되어 있으며 개인적이지 않지만 place 경우 주관적, 경험적, 심리적 개념으로서 기억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space 아닌 place 안에서 자신과 자신의 주변 환경에 대해 관계를 맺고 감정을 느끼며 문화 역사를 만들어가게 된다.[6] VR 가상 세계에서 space 아닌 place 건축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해당 VR 공간 안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는 요소를 디자인해 필요가 있다. 예컨대 Arcade Empire, Brookhaven, Adopt Me! 같은 tycoon game (비즈니스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사용자에게 사용자만의 공간을 제공해 주고 공간 안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기억을 생성시킬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Arcade Empire tycoon game에서 jamieRomie02Arcade Building-

 

           Place-making에 있어서 중요한 또 다른 요소는 바로 다른 사용자들 간의 상호작용이다. 사용자는 게임 세상 속의 다른 사용자들과 소통함으로써 그 사이버 공간상에서의 기억을 생성하게 된다. 가상현실 속에서 사용자 간의 인터랙션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게임은 롤플레이 상황 설정, 협력이 필요한 테스크 부여와 같은 직접적이고 강제성이 있는 활동 요소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인위적인 환경 외에도 자연스럽게 사용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한다. 9가지의 게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사용자 간 인터랙션을 관찰/경험한 게임으로 Royale High가 있다. Royale High의 경우 사용자가 게임 공간에서 자유롭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부가적 게임 요소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예컨대 필자는 게임 세계상의 호텔 건물을 탐험하고 있던 도중 “stcy123(가명)”이라는 사용자를 만나게 되었고 함께 호텔방을 얻어 룸메이트가 되기로 했다. 게임에서 호텔방을 필수적으로 얻어야 하는 테스크가 주어진 것도 아니었지만 사용자들은 자율적으로 게임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 자기들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stcy123와 함께 거주하기로 했던 호텔방에서는 1인 플레이가 아닌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가구들을 배치하여 사용자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또한 VR 세계에서의 소통은 현실 세계에서 구두로 소통하는 것이 아닌 아바타에게 모션을 부여하여 행동(action)으로서 자신을 표현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현실 세계와 다른 소통 방식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예컨대 Arcade Empire에서 필자는 “landof456(가명)”이라는 사용자를 만났을 때 우리는 반가움을 표현하기 위해서 게임 공간에서 뛰어다니거나 점프를 하고 동상에 위에 올라타는 독특한 행위를 하였다.


이처럼 본 연구를 통해 필자는 가상현실 속에서 현실 세계의 인간 활동과 공간적 특성을 반영하거나, 혹은 현실 세계와는 다른 소통 경험을 제공해 줌으로써 메타버스만의 독특한 문화와 사회 형성의 잠재력을 볼 수 있었다.


UN 마인크래프트의 Mojang 협력은 메타버스의 이런 잠재력을 지속가능발전에 활용하려고 했던 초창기의 시도였다. 2015년에 설립된 Block by Block이라는 비영리 재단은 개발도상국의 인프라시설을 시민들이 마인크래프트 가상현실에서 만나 직접 디자인할 있도록 하여 지역사회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했다.  Block by Block UN SDGs 11 making cities inclusive, safe, resilient and sustainable 추구하는 안 되는 비영리 기관 중 하나이다.[7] 예컨대 2017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학교의 어린 학생들과 함께 마인크래프트에서 학교의 통학길 디자인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가 있다. 로블록스의 경우에는 Roblox Education이라는 부서를 만들어 화재 비상사태 시뮬레이션 게임, 가상현실 교실 등과 같은 교육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 또 로블록스는 사이버 세계에 있어서의 건강한 문화를 위한 에티켓, 복지 규범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의 세계는 이제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넘어서 새로운 문화, 경제,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메타버스가 지속가능한 발전과 인류의 복지를 위해 무궁무진한 기회를 열어줄 수도 있지만 사이버상에서 일어나는 범죄, 해킹, 인격모독, 인신매매, 보안의 문제와 과도한 상업적 컨텐츠로 인해 또 다른 불평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는 파괴적인 영향력으로 다가오는 메타버스 미래 세계를 준비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기존의 정보 사회에 일어났던 문제들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성찰하고 그것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1] Hackl, C. (2020, July 6). The Metaverse Is Coming And It's A Very Big Deal. Forbes. https://www.forbes.com/sites/cathyhackl/2020/07/05/the-metaverse-is-coming--its-a-very-big-deal/?sh=177acca440fa. 

[2] 인류의 ()대륙, 메타버스. Chosunbiz - 프리미엄 경제 파워. (n.d.).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1/05/10/A73VBYUDZFDCPFJYXJHD3MXC5M/. 

[3] Augmented Reality – The Past, The Present and The Future. The Interaction Design Foundation. (n.d.). https://www.interaction-design.org/literature/article/augmented-reality-the-past-the-present-and-the-future. 

[4] Polipsycho@bizwatch.co.kr 정재웅 기자. (2021, May 26). '아바타' 업무협약...CU, '제페토' 편의점 연다. 비즈니스워치. http://news.bizwatch.co.kr/article/consumer/2021/05/26/0002. 

[5] Wikimedia Foundation. (2021, June 3). 로블록스. Wikipedia. https://ko.wikipedia.org/wiki/%EB%A1%9C%EB%B8%94%EB%A1%9D%EC%8A%A4. 

[6] Resmini, A., & Rosati, L. (2011). Pervasive information architecture: designing cross-channel user experiences. Morgan Kaufmann. 

[7] United Nations. (n.d.). The digital building blocks of better communities | | UN News. United Nations. https://news.un.org/en/story/2020/01/1056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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