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랙션 디자인(Interaction Design)과 지속 가능한 가치
작년 2020년 전세계를 혼란으로 몰고 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제 사회의 분위기는 여러 방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어쩌면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 의식의 고조와 계층 간 빈부격차 심화를 더욱 선명하게 마주하게 된 깨우침의 시기였을 수도 있다. 그 동안 외면되었던 사회 문제들의 폭로와 정보화 시대의 가속화는 현대 사회가 격변의 시대임을 증명하고 있다. 불안정하고 불안한 미래를 맞이한 국제 사회는 인류의 더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속가능함에 대해 다시금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속가능함”은 이제 어느 분야에서나 추구하고 우선시하는 가치가 되었다. 이번 블로그 포스트는 특히 디자인 분야에서의, 더 정확히 말하자면 interaction design에서의 지속가능함이 어떻게 추구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디자인의 정의는 무엇인가? 흔히 디자인이라 생각하면 어떤 제품의 외형을 아름답게 구상하고 꾸미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디자인은 단순히 미의 영역을 넘어서서 특정사물의 창작, 제조, 실행의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한 디자인의 의미와 성격은 그것이 속해 있는 각 분야에 따라서 매우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디자인 관련 분야로는 제품디자인, 시각 디자인, 모션 그래픽 디자인, 산업 디자인, 패션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사용자 경험 디자인 (interaction design) 등 매우 광범위하다.
사회가 요구하는 디자인의 역할은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과거 20세기 산업 사회에서의 디자인은 주로 상류층들을 위한 사치 혹은 더 매력적인 제품을 생산해 대중들의 소비를 촉구하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현대 디지털 사회에서 디자인은 단순히 눈으로 보이는 물리적인 형상의 디자인 외에도 어떠한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했을 때 접하는 경험과 상호작용과 같이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들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이것이 interaction design이 다루는 분야이다. UI/UX 디자인은 interaction design의 한 분야로 스마트폰과 PC의 상용화 이후로 비약적으로 성장한 분야이다. UI는 UserInterface의 약자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어플이나 웹의 그래픽 레이아웃을 포함하는 의미하며, UX는 User Experience의 약자로 UI를 통한 해당 서비스에서의 사용자가 인터랙션(interaction)을 통해 얻는 일련 경험들을 의미한다. UX디자인은 해당 시스템에서의 사용자의 행동을 디자인한다.
제품 디자인이나 건축 디자인에서 지속가능함을 추구한 사례는 주변에서도 매우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품을 제작하고 공정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줄이거나,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거나, 제품을 튼튼하게 만들어 지속성이 오래가도록 하거나, 장애인 노약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등 비교적 쉽게 지속가능함을 추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물리적으로 만질 수 없는 디지털 세상 속 interaction design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과연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까? 관련 기사와 자료조사를 통해 크게 3가지 방법을 정리할 수 있었다. 물리적 접근인 에너지 절약, 간접적으로 사용자 액션 유도하기, 그리고 직접적으로 지속가능한 컨텐츠를 다루는 것이다.
먼저 최적화된(optimized) 디자인으로 물리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불필요한 데이터를 줄이는 것이다. BBC 기사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은 세계 온실 가스 배출의 3.7%를 차지 하며 이는 항공 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한다. 현재 언택트, 정보화 시대의 가속화로 인한 인터넷 사용률 증가는 말 할 필요도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데이터가 더 많아질수록 데이터를 전송하고 저장하는 데에 필요한 전기와 에너지는 더욱더 많아진다. 따라서 웹이나 어플을 디자인할 때 가장 최적화된 디자인을 선보여서 불필요한 데이터를 줄이는 것을 통해 지속가능함을 추구할 수 있다.
두번째로는 간접적으로 서비스 사용자로 하여금 더욱더 지속 가능한 소비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Artiom Dashinsk의 “Product Design for Sustainability”라는 기사에서 제공한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구글 맵 서비스에서 길 찾기 기능의 메뉴바 순서를 조금만 바꿔서 대중교통 사용을 장려하는 법이 있다. 길 찾기 기능을 사용할 때 메뉴바에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자가용 동선이다. 하지만 이것의 순서를 자가용, 대중교통 순이 아니라 대중교통, 자전거, 자가용 순으로 순서를 조금만 바꾸는 것만으로도 사용자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 또한 여기서 나온 예시에서는 이전에는 없었던 자전거 동선을 추가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다음 예시에서는 음식을 배달할 때 일회용품 식기를 사용자가 따로 요청해야만 식기를 제공해주는 서비스이다. 처음부터 식기 요청 버튼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는 심리적으로 식기를 요청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그 외에도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상품의 사용 기간 비교, 용지 개수 줄이기, 더 친환경적인 항공편 추천 등 사용자의 행동을 조금 더 친환경적으로 유도해 줄 수 있다. (더 많은 예시를 보고 싶다면: https://uxdesign.cc/product-design-for-sustainability-3fffbb2a7f0e)
마지막으로는 직접적으로 지속가능함과 관련된 컨텐츠를 다루는 것이다. 친환경뿐만 아니라 장애인, 노인분들과 같이 디지털 소외 현상을 겪는 분들을 위해 디자인을 할 수도 있다. 정보 격차 속에서 정보를 누리는 자와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 차이는 엄청나다. 수만 개의 어플을 다운받고 사용할 수 있는 젊은 세대들과 달리 사용할 줄 아는 어플이 3,4개 밖에 안되는 노인분들도 있다. 어플 기능의 복잡성, 글씨나 아이콘이 너무 작아서 안보이는 신체적 특성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노인분들이 어플을 사용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 분야에서는 이러한 노인분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을 선보일 수도 있다. 예컨대 시각의 황변화 현상으로 인해 푸른색 계열의 색이 잘 안보이시는 노인분들을 위해 난색계열을 중심으로 GUI를 디자인할 수도 있다. 이처럼 친환경뿐만 아니라 노약자, 장애인 복지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컨텐츠를 다뤄 볼 수 있다.
Interactive Design은 타 디자인 분야에 비해 역사가 매우 짧다. 하지만 디지털 세계 확장의 가속화로 인해 Interactive design의 중요성과 역할은 더욱 더 커질 것이다. Interactive Design 분야에서도 지속가능함을 추구하는 방안과 움직임들이 더욱 더 적극적으로 요구될 필요가 있다.
출처:
https://www.shopify.com/partners/blog/sustainable-ux
https://uxmag.com/articles/using-ux-design-to-build-a-sustainable-future
https://uxdesign.cc/product-design-for-sustainability-3fffbb2a7f0e
https://medium.com/a-view-from-above/sustainable-user-experience-8260006f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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