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3월호, 2021년] #35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두 가지 전략 - 7기 강민정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가지 전략

7기 강민정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규제보다 혁신이 필요하다.’라는 주장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에 동의하는가? 아니면 머릿속에 반론이 떠오르는가? 이번 글에서 사례와 함께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보자. 먼저 페루와 독일의 사례부터 시작한다.

 

 * 본고는 Harvard Business Review 2012 4월호의 “Saving the Planet: A Tale of Two Strategies”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페루의 비쿠냐

 

[사진1 페루의 비쿠냐]

 페루의 안데스산맥에는 비쿠냐라는 낙타과 동물이 산다. 비쿠냐의 털은 최고급 모직물을 만드는 쓰인다. Loro Piana라는 이탈리아 의류 브랜드는 1924년부터 비쿠냐의 털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오고 있다. 초기 사업 방식은 페루의 원주민들이 비쿠냐를 죽여서 털을 얻는 것이었다. 가엾은 동물의 개체 수는 점차 줄어들었고, 결국 1974년에는 6000 마리 밖에 남지 않아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었다.

 Loro Piana 사업의 방식을 지속가능하게 바꾸기로 했다. 그들은 비쿠냐를 죽이는 대신 잡아서 털을 깎도록 페루 정부에 요구했다. 과정은 2년에 번씩 이루어지며 털을 깎은 비쿠냐는 자연으로 되돌려 보낸다. 현재 비쿠냐의 개체 수는 125,000마리로 다시 늘어났지만, 여전히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페루 비쿠냐의 사례는규제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사례이다.

 

 

독일의 태양광 발전

독일 정부는 1990년대 태양광 전지 산업 보조금 정책으로 EEG 정책을 도입했다. EEG 신재생에너지법(EEG: Eneuerbare Energien Gesetz)으로 태양광 전지 산업에 보조금을 주는 정책이다. 도입 목적은 태양 에너지의 단가를 낮추어 기존의 발전 산업과 경쟁이 가능할 있도록 하고, 동시에 태양광 발전 기술의 가격을 고정해 자국의 태양광 산업을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98년에서 2011 사이, 독일이 가격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을 , 설비 가격은 11달러에서 3달러로 낮아졌다. 정부가 의도한 안정적인 태양광 가격은 투자자들이 합리적으로 태양 에너지에 투자할 있도록 만들었고, 태양 에너지의 자금을 조성했다. 또한 다른 재생에너지의 생산 가격보다 태양 에너지의 생산가격이 낮아지도록 했다. 이러한 부분은 이상의 가격 보호가 필요하지 않도록 태양 에너지의 규모와 기술을 안정적으로 만들었다. 독일의 태양광 발전 사례는 기술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해진 사례이다.

 

경제학자 : 맬서스와 솔로우

앞서 살펴본 페루의 비쿠냐는 맬서스라는 경제학자의 주장을, 독일의 태양광 발전은 솔로우라는 경제학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이다.

[사진 2 맬서스() 솔로우()]

 

경제학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토마스 맬서스는 영국의 인구통계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로 1789 간행된 인구론[1] 사상가이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주장은 인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자원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것으로 사이의 불균형이 비극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맬서스는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절약해야 하고, 발전을 규제해야 인류가 지속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간은 절대 자연이라는 한계를 넘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규제를 통해 발전을 지양하고 자원을 절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페에서 일회용 사용 금지, 패트, , 플라스틱 등을 분리해서 버리도록 규제하는 것이 맬서스식 규제에 해당된다.

 

MIT 명예교수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솔로우는 노동력이나 자본의 증가뿐만 아니라 기술 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경제 성장의 다양한 요소들을 연구해 왔다. 그는 성장 고용 정책 자본 이론의 전문가이며 자원 보존 경제 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그는 만약 천연자원이 대체하기가 쉽다면 원칙적으로 문제는 없다. 사실 세계는 천연자원 없이도 지낼 있고, 따라서 고갈은 하나의 사건일 , 재앙은 아니다. ’ 라고 말했다. 솔로우는 자연의 한계를 기술 혁신을 통해 극복할 있다고 주장한다. 자연이라는 벽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계속 있다. 오히려 벽을 넘으려 시도하지 않는 것이 기술의 혁신을 저해해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 전망했다. 예를 들어 화상회의가 가능해지면서 사람들은 이동에 드는 불필요한 자원을 아낄 있게 되었다. 또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기술로 더욱 친환경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게 것도 솔로우식 혁신의 사례이다.

 

 

3가지 조건이 필요한 규제와 시장성이 변수인 혁신

소개를 통해서도 있듯 경제학자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이 옳은 전략일까? 전략은 어떤 한계가 있을까?

 

먼저 맬서스의 주장대로 규제가 작동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규제에 대한 이해

▲경제적 보상

▲사회적, 도덕적 압박

 

카페 내에서 일회용 사용 금지를 예로 생각해보자. 규제가 작동하기 위해선 먼저 사람들이 해당 규제를 이해해야 한다. ‘ 일회용 사용을 줄여야 하는가? 매장에서 마시는 경우 다회용 컵에 마시면 일회용 사용을 줄일 있다.’ 규제의 배경과 목적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규제를 지켰을 적절한 경제적 보상이 주어질 경우 규제의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 이미 많은 카페에서 텀블러를 지참하는 고객에게 음료 값을 300 정도 할인해주는 등의 혜택이 있다. 그러나 가지 조건만으로는 규제가 완전하게 작동하기 어렵다. 규제를 이해하고 경제적 보상이 있더라도 규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텀블러 할인이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일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가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에서 확인할 있다.

따라서 마지막 조건인 사회적, 도덕적 압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회용 컵을 쓰는 사람들은 환경파괴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과 더불어, 일회용 컵을 사용할 스스로가 느끼는 죄책감 등의 도덕적 압박은 규제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있게끔 한다.

 

규제가 생긴다고 작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3가지 조건이 모두 달성된 후에야 규제는 가치가 발휘되는 것이다. 마지막 조건인 사회적, 도덕적 압박은 특히나 달성되기 어렵다.


사회적, 도덕적 압박이 부재한 경제적 보상만 주어진 경우의 실패 사례를 보자. 토론토와 다른 북미의 도시들은 그들이 배출하는 쓰레기 양에 따라서 금액을 달리해 쓰레기 양을 줄이도록 요구했다.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규제 없이 쓰레기의 양에 따라 가격을 매기자 일부 사람들은 쓰레기를 음식물 쓰레기에 섞어서 버리기 시작했다. 결국 경제적 보상에만 의존한 정책은 처리하기 비싼 쓰레기의 형태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솔로우식 혁신은 어떤 한계가 있을까? 바로 시장성이다. 이는 미국의 2000 초반의 바이오 에탄올 시장 상황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자. 미국은 차례의 오일쇼크 이후 중동 지역에 대한 의존도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바이오 에탄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은 브라질로부터 수입하던 바이오 에탄올에 관세를 부과하고 자국의 바이오 에탄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힘썼다. 결과 미국의 바이오 에탄올 생산량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정부는 바이오 에탄올의 가격을 높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없게 되었다. 생산량이 늘어나며 바이오 에탄올의 가격은 급락한다. 시장에서의 에탄올 가격은 매우 변동이 심했고, 이는 결국 바이오 에탄올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했다. 결과 바이오 에탄올 사업에 대한 투자도 줄어들고, 바이오 에탄올의 원료인 옥수수의 가격마저 상승해버리는 문제가 일어났다. 이렇듯 새로운 기술과 개발은 기존 시장에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불안정한 생산과 투자는 새로운 사업을 지속할 없게 만든다. 앞서 살펴본 독일의 태양광 에너지 사업은 이를 매우 통제한 굉장히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할 있다.

[1 미국 바이오에탄올 생산량]


[2 미국 바이오에탄올 가격 변동]

 

상황에 맞는 전략 택하기


어떤 전략이 옳은지 고민하는 오랜 시간을 없다. 고민하는 와중에도 지구의 시계는 계속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지만, 정답은 없다. 다만 가지 결론을 생각해볼 있다. 첫째는 어느 한쪽의 전략이 전적으로 옳지는 않다는 것이다. 전략 모두 성공과 실패의 사례가 있다.

둘째로, 문제의 성격에 따라서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솔로우식 혁신은 장기적인 전략이다. 왜냐하면 새로운 기술은 충분히 발달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의 자원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면, 솔로우식 혁신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Loro Piana 맬서스식 규제가 아닌 솔로우식 혁신을 취했다면, 기존의 비쿠냐의 털을 대체하기 위한 인공 털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했을 것이다. 연구가 거듭되는 동안 비쿠냐는 계속해서 죽었을 것이고 최악의 상황으로 연구가 끝나기 전에 비쿠냐는 멸종해버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위기의 상황이 여전히 시간이 있다면, 솔로우식 혁신에 대한 기회가 남아있다. 이때 맬서스식 규제는 솔로우식 혁신을 위한 시간 벌기용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기업, 개인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있다. 맬서스식 규제가 성공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규제와 기업의 경제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은 규제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솔로우식 혁신에서는 기업의 혁신이 가장 중요하게 느껴질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도 빠져서는 된다. 독일의 태양광 발전 사례와 미국의 바이오 에탄올 사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 것은 정부가 얼마나 시장 가격을 통제했느냐였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가지 전략이 적절하게 병행되었을 가장 작동할 있다. 맬서스식 규제와 솔로우식 혁신을 섞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간을 준다. 조금 시간을 위해 정부와 기업과 개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것이다.

 

사진 출처 :

사진1 https://kr.loropiana.com/en/our-world/vicuna

사진2 https://www.britannica.com/story/thomas-malthuss-250th-birthday

사진2 https://www.nobelprize.org/prizes/economic-sciences/1987/solow/facts/

 

출처 :

1 Partick Lamers and Hamelinck(2011). OECD(2008)

2 https://ko.tradingeconomics.com/united-states/gasoline-prices



[1] 1789년에 간행된 《인구론》에서 인구 증가가 식량 증산을 상회한다고 파악, 과잉 인구에 따른 빈곤을 피할 없다고 주장하였다.


Comments

Popular Posts

[Research Team Insight #1] The A to Z of SDP Research Team

[10월호, 2020년] 세계시민의식과 SDGs에 대해 묻다: 강동렬 UN SDSN Youth Korea 총괄 인터뷰 - 4기 유재희, 이소정

 "개인의 움직임은 과연 얼마나 중요할까?" 위의 질문에서부터 본 인터뷰는 시작된다. SDP는 현재 지속가능발전 글로벌 리더가 되고자 거시적인 시각에서 에너지와 인프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외부 기관으로부터 지지를 받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혹 멀리서 커다란 모습에만 집중한 나머지 개개인이 일상에서 지속가능함을 위해 노력하는 미시적인 움직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계시민의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어떠한 의미인지, 우리가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었다. 강동렬님은 세계시민교육가이자 지속가능발전활동가로, UN SDSN Youth Initiative 한국 총괄로 계시며 SDP의 활동에도 언제나 많은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다. SDP는 지난 8월, 재생에너지와 시민의식을 주제로 동렬님을 모시고 공개 세미나를 추진하였으나 코로나19 상황 악화로 인해 잠정 연기한 일이 있다. 우리의 질문과 맞닿아 있는 세미나를 기다리며, 동렬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와 활동은 무엇인지 SDP가 작은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고자 하였다. 4기 유재희, 이소정

[3월호, 2021년] #32 딥 페이크(Deep Fake)와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 - 7기 진희주

  딥 페이크(Deep Fake)와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 7기 진희주 아래 사진 중 무엇이 실제 오바마의 사진일까 ? 네 장 모두 딥 페이크 기술을 통해 인공지능이 만든 오바마의 사진이다 . 딥 페이크 (Deep Fake) 는 Deep Learning 과 Fake 의 합성어이다 . 딥 페이크는 AI 를 이용해 특정인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합성한 사진 , 영상 , 음성 편집물 및 그 기술을 통칭하는 단어이다 . 딥 페이크 기술은 새로운 유형의 신경망 ( 머신러닝 알고리즘 )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   딥 페이크 기술을 활용하면 유명인의 얼굴을 대역에 합성해 손쉽게 영상을 만들거나 세상에서 사라진 멸종 위기 종이나 과거의 사람들을 생생하게 재현할 수도 있게 된다 . 여러 사람의 얼굴을 통해 가상의 얼굴을 제작하여 사용하거나 스타일 트랜스퍼 (Style transfer) [1] 를 활용해 겨울을 여름으로 , 또는 화창한 날을 비 오는 날로 묘사하는 등 이미지의 환경적 맥락을 바꿀 수 있는 등 딥페이크 기술의 영상 • 사진 산업 분야의 활용도와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   하지만 딥 페이크는 엄청난 힘에 걸맞게 악용 가능성이 높아 그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 대표적인 악용사례는 유명 연예인을 합성한 불법 포르노 , 전•현직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가짜뉴스 영상 등으로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딥 페이크 범죄의 대상은 유명인을 넘어 점차 일반인에게까지 확장되고 있다 . 헤어진 연인 , 또는 지인의 얼굴을 다른 나체 사진이나 성인물 동영상과 합성하여 만든 딥 페이크 제작물을 온라인 상에서 유통하거나 이를 통해 협박하는 등 딥 페이크 영상은 점차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2019 년 4 월 국내에서 큰 논란이 되었던 텔레그램 N 번방 사건에서도 딥페이크를 악용한 사진이 거래 , 유포된 정황이 확인되어 그 심각성이 전면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   딥 페이크 기

[11월호, 2020년] Countermeasures against urbanization: Air pollution in Seoul - 5기 함이수

Countermeasures against urbanization: Air pollution in Seoul 55% of the world population resides in urban areas as of 2018, according to a UN report. The overly populated urban population has given rise to problems that people were not aware of in the past. Especially, the impacts of urbanization on the environment are slow to be seen thus has been accumulating, invisible to the human eye. What has been done to address these problems? Furthermore, how should we approach these issues henceforward?

[Research Team Insight #2] Project MaPPPing and the role of Research Team - 5기 권경민, 6기 김예빈

1.       What is Project MaPPPing   SDP is constituted of students who have great interest in sustainable development, and we refer to the SDG goals articulated by the UN as the global standard for sustainable development. This year, we have specifically focused on goal number 9 and 11 that emphasizes the role of infrastructure in sustainable development [1] . We believe that sustainable and resilient infrastructure is at the heart of sustainable growth, so we have launched a project called Project MaPPPing in December 2019.